CKBC 칼럼

제목 : 사람들에게 하려던 그 말

작성일 : 2026-09-12 08:40
조회수 : 29
작성자 : admin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 - 시편 62장 5절

하지 못한 말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마음 어딘가에 고여 있다가 설거지하는 손끝에서, 불 꺼진 방의 천장 위에서 조용히 다시 흘러나옵니다.
아무에게도 건네지 않은 말이 밤새 혼자 자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다윗의 밤도 그러했습니다.
앞에서는 웃고 뒤로는 무너뜨릴 궁리를 하던 얼굴들 한복판에서, 그는 남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에게 말을 건넵니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시 62:5). 이는 명령형입니다.
잠잠함은 저절로 찾아오는 고요가 아니라, 시끄러운 자신의 마음을 붙들고 겨우 얻어내는 고요입니다.

그런데 잠잠하라 하신 그 입술이 곧이어 말씀하십니다.
“그의 앞에 마음을 토하라”(8절).
이는 물동이를 기울여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비우는 몸짓을 의미합니다.
사람 앞에서 조용한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이미 다 비운 사람입니다.
고인 물은 언젠가 넘쳐 사람을 적시지만, 쏟아 놓은 마음은 조용해집니다.

한나가 그러했습니다.
자기를 격분시키던 브닌나에게 한마디도 돌려주지 않고, 성전에 올라가 “여호와 앞에 내 심정을 통한 것뿐”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받지 않았는데, 그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었습니다.

오늘 사람에게 하려던 그 말을 먼저 그분께 부으십시오.
흔들리는 것은 사람의 입이고, 흔들리지 않는 것은 반석되신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