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 빌립보서 4장 13절
문득 그런 날이 있습니다.
눈을 떴는데, 다시 하루를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을 때. 해야 할 일들은 산처럼 쌓여 있고,
마음은 아무 이유 없이 무겁고, 그냥 조용히 사라지고 싶은 순간.
그럴 때, 이 말씀 한 구절이 속삭이듯 들려옵니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바울은 이 고백을 화려한 성취 앞에서 외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가장 낮고 좁은 곳, 감옥에서…
외롭고 막막한 현실 속에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주어지는 이상한 평안과 견디는 힘을 발견했습니다.
이 구절은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오만한 자신감의 언어가 아닙니다.
오히려, “나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지만, 주님이 계시기에 오늘도 걸을 수 있어요”라는 깊은 의존의 고백입니다.
피곤한 마음 위에 주님의 손이 살며시 얹어지듯,
아무도 몰라주는 눈물 속에 그분의 시선이 머무르듯,
하나님의 능력은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를 붙들어 줍니다.
가끔은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보다
“오늘도 주님 덕분에 버텼다”는 고백 하나면 충분합니다.